[전문가칼럼] 나이 들수록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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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커리어 = 박자양 강서교육복지센터 센터장] 


나이 들수록 버려야 할 것들에는 미련 없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나는 최근 6년 동안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할 때마다 오랜 짐들을 과감하게 버려왔는데도, 2년 후 또다시 이사를 할 때면 신기하게도 해묵은 짐들이 어김없이 새롭게 생겨났나. 살림살이를 늘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물건 욕심을 부리는 편도 아닌데, 왜 버려야 할 물건들은 끝없이 생기는 건지, 마치 나이 들어갈수록 몸에 쌓여 가는 노폐물처럼 어쩔 수 없는 이치인 것 같다. 버려야 할 것 중 특히 책은 버리는 데 있어서 더 많은 고민과 심사숙고를 하게 했다. 그중에서도 공부한 흔적이 담긴 전공 서적은 어찌나 버리기 망설여지던지. 결국은 낡은 지식이 되어버린 것인데도 말이다.


나는 최근 미니멀라이프를 살기 위해 스스로 정한 규칙이 있다. ‘하루에 한 개씩 버리기’ 내가 정한 이 규칙은 버리는 것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크게 마음의 갈등 없이 잘 버릴 수 있는 나름의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버리는 실천을 하다 보니, 버림으로써의 손실보다는 얻어지는 이익이 더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선 물건을 버리게 되면서 쓸데없는 소비를 덜 하게 되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고, 버림으로써 삶이 심플하고 가벼워지는 홀가분한 기분의 긍정적 정서가 생겨났다.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던 애장품을 버렸을 때는 정말 뭔지 모를 해방감마저 느낄 정도였다. 단순히 물건을 버리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가벼운 삶의 무게를 덜어내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작은 깨달음도 얻었다.


이 깨달음을 통해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만약 내가 내 안에 묵은 감정들을 물건처럼 모두 버릴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복잡한 감정들로 설킨 인간의 삶이 얼마나 단순화되고 명쾌해질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는 물건처럼 해묵은 감정도 하나씩 버려보기로 마음먹었다. ‘1일 1 감정 버리기‘라는 슬로건을 나 스스로 내걸고 실천해 보기로 했다. 내가 이름 붙인 ’감정 버리기‘는 감정을 회피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각의 감정을 세분화해서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의 감정과 만나는 직면의 과정이 필요했다. 이것은 애장품을 버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과정이었다. 일단, 버리고자 하는 감정의 유형이 모두 부정적 감정이기 때문에 그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았다. 이 작업을 하면서 나는 나 자신과 더 가까이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직면할 경우 그 감정에 대한 처리를 잘할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그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누르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나 역시도 그러했다. 그러나 감정이란 아이는 무시하거나 억누르려고 하면 그 에너지는 오히려 더 강해진다. 그래서 감정은 정확히 인식해 주고(감정 명명하기)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간관계에 있는 친구, 가족, 직장 동료와 같은 사람에게 대화를 통해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은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더불어 감정 일기나 글쓰기를 통해 남에게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표출해 내는 과정까지 거친다면 감정을 비워내는 데 있어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비용을 들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수월하게 우리 안에 눌러 놓은 감정 노폐물을 하나씩 꺼내어 버릴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오래된 것들이 나 자신 안에, 그리고 내 주변에 많아진다는 것이다.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것들도 물론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우정이나 삶의 지혜와 같은 것들은 오래될수록 깊고 진한 향기가 난다. 그러나 오래되어 낡아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미련 없이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더욱 기품 있는 고급스러운 향기를 낼 수 있다. 오늘 당장 우리 삶 속에서 버려야 할 낡고 해묵은 것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과감하게 버리는 실천을 해보자. 해방된 가벼움과 긍정적 정서로 충만해지리라 나는 확신한다.


맘스커리어 / 박자양 강서교육복지센터 센터장 clsrn9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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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저자와 맘스커리어의 동의 하에 게시 되었습니다.)


출처 : 맘스커리어(https://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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